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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프라 2) FEP와 BEP - 메인프레임 시대에서 온 용어

증권사에서 자주 쓰는 FEP/BEP라는 용어가 어디서 왔는지, 왜 아직도 쓰는지 알아봅니다. IBM 메인프레임 시대의 Front End Processor에서 시작해 현대 금융권의 대외계 게이트웨이로 변화한 역사를 설명합니다.

(인프라 2) FEP와 BEP - 메인프레임 시대에서 온 용어

이 글은 매매 시스템 시리즈의 두 번째 글입니다. 이전 글: HTS/MTS 매매 과정

증권사 시스템에서 FEP, BEP라는 용어를 자주 듣습니다. FEP라는 건 결국 어떤 프로세스들이 들어 있는 서버거든요. 그런데 왜 그냥 서버라고 안 하고 이런 이상한 이름을 쓸까요? 설명을 하려면 옛날 이야기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메인프레임 시대

FEP(Front End Processor)와 BEP(Back-End Processor)는 메인프레임 시대에서 유래한 용어입니다.

메인프레임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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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chine Room                    |
|  +-------+  +--------+  +------+  +------+        |
|  |  CPU  |  | Memory |  | I/O  |  | Tape |        |
|  +-------+  +--------+  +------+  +------+        |
|                                                   |
|  (Air-conditioned, raised floor, dedicated pow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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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프레임은 현대의 PC나 서버와는 완전히 다른 개념이에요.

  • 대형 범용 컴퓨터: 한 대로 수백~수천 명이 동시 사용
  • 가격: 1960년대 IBM System/360은 모델에 따라 $253,000 ~ $12.5M
  • 크기: 방 하나를 차지
  • 운영: 전담 운영팀 필요

1960-70년대에는 집적회로(IC) 기술이 초기 단계여서 CPU 사이클 하나하나가 돈이었거든요.

FEP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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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inframe    | <-- |  FEP  | <-- | Terminals |
|   (Host CPU)   |     |       |     |           |
+----------------+     +-------+     +-----------+

통신 처리(프로토콜 변환, 버퍼링, 에러 처리, 패킷 조립/분해)를 메인프레임이 직접 수행하면 비싼 CPU 자원의 낭비였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Front End Processor라는 별도의 소형 컴퓨터를 메인프레임 “앞단”에 배치해서 통신 작업을 전담시켰습니다.

IBM 3705 Communications Controller

FEP의 대표적인 예가 IBM 3705입니다:

항목내용
발표1972년 3월
용도통신 회선을 메인프레임 채널에 연결
용량최대 352개 통신 회선 제어 가능

IBM 37xx 시리즈는 FEP의 표준이 되었고, IBM은 당시 통신 컨트롤러 시장의 약 85%를 점유했습니다.

왜 “Processor”인가?

서버(Server)라는 개념은 당시 존재하지 않았어요. 클라이언트-서버 아키텍처는 1980년대 후반에야 등장했거든요. FEP는 실제로 CPU가 달린 별도의 처리 장치(Processor)였기 때문에 이렇게 불렸습니다.


금융권에서의 의미 변화

원래 FEP는 메인프레임의 통신 부하를 경감시키는 전처리 장치였으나, 금융권에서는 의미가 변화했습니다:

시대FEP의 의미
메인프레임 시대메인프레임 앞단의 통신 전담 장치
현대 금융권대외 기관(거래소, 코스콤 등)과 연동하는 게이트웨이 서버

현대 증권사에서의 FEP

금융권에서 FEP는 “대외계” 또는 “B2B 연계”를 의미하게 되었습니다:

  • 전용선 또는 VPN을 통한 기관 간 연결
  • 정해진 인터페이스로 전문(message) 교환
  • 거래소, 코스콤 등 외부 시스템과의 통신 담당

BEP란?

BEP(Back-End Processor)는 FEP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내부 클라이언트(HTS/MTS)와의 연결을 담당하는 접속 서버를 지칭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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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S/MTS] <---> [BEP] <---> [Order/Quote Server] <---> [FEP] <---> [KRX/KOSCOM]
  Client       Internal                               External
  Connection   Gateway                                Gateway

FEP가 통신 담당? 그러면 라우터나 스위치랑 뭐가 다른 거죠?

FEP와 네트워크 스위치는 완전히 다른 계층에서 동작합니다.

스위치는 패킷을 어디로 보낼지만 결정하고, FEP는 전문 내용을 이해하고 처리합니다.

현재 증권사의 FEP는 단순히 패킷의 통로일 뿐만 아니라

  • 원장과의 연동
  • 암복호화 (KRX의 경우 이니텍)
  • 호가 적합성 체크

등 대외계 업무의 중심입니다. 이 과정에서 정수 기반 가격 처리가 필수적입니다.


왜 그냥 “서버”라고 부르지 않나?

역할 구분이 명확하기 때문입니다:

용어즉시 전달되는 의미
FEP대외계, 거래소 연동, 전문 변환
BEP클라이언트 접속, 세션 관리
주문 서버주문 처리 로직
시세 서버시세 가공/편집

“FEP”라고 하면 바로 “대외계”라는 의미가 전달됩니다. 일종의 업계 전문용어(jargon)로 굳어진 거예요.


결론

FEP/BEP는 메인프레임 시대의 레거시 용어가 금융권에서 살아남은 케이스입니다. 현대적 관점에서 보면 그냥 서버예요. 다만 역할을 명확히 구분하는 업계 관습으로 용어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DMA 환경에서는 이 FEP/BEP 구간을 최소화하거나 우회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OMS 설계에서 주문 처리 로직을, 최적화에서 성능 개선 기법을 다룹니다.


다음 글에서는

다음 글에서는 코로케이션의 영향도에 대해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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